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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뒤에 숨은 직업의 민낯, 영화 ‘극한직업’의 통쾌한 반전 이병헌 감독의 2019년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은 마약반 형사들이 잠복 수사를 위해 치킨집을 열었다가 뜻밖에 대박을 치게 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익숙한 수사극의 틀을 가져오되, 전개 방식과 캐릭터의 배치에서 차별화된 유머를 구현해내며 관객에게 꾸준한 웃음을 안긴다. 단순한 코미디 영화로 보일 수 있지만, ‘극한직업’은 일터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헤매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애환과, 누구나 겪는 자존감의 회복이라는 주제를 은근히 담아낸다. 개봉 당시 16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올랐던 이 영화는, 장르의 전형성을 유쾌하게 비틀며 한국식 코미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치킨 튀기는 형사들, 웃음 속에서 시작되는 이야기‘극한직업’은 첫 장면부터 ‘밑바닥 형.. 2025. 7. 23.
[아서 플렉/조커/비정상] 영화<조커>리뷰 광기와 사회의 경계, ‘조커’가 들이민 불편한 거울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Joker, 2019)’는 DC 코믹스의 악당 조커라는 캐릭터를 원점에서 해석한 영화로, 기존 히어로물의 문법을 철저히 탈피한 심리 드라마다.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주인공 아서 플렉은 점점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결국 광기의 아이콘 ‘조커’로 변모해간다. 이 영화는 단지 범죄자의 탄생기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병든 사회 속에서 인간성의 파괴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냉정하게 보여준다. 조커는 악당이기 이전에, 시대가 만든 비극적 산물이다. 영화는 사회적 책임, 정신 건강, 계층 갈등 등 다양한 담론을 제기하며,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무엇이 진짜 ‘광기’인가? 우리는 과연 정상인가?웃고 있지만 울고 있는 남자, 아서 플렉.. 2025. 7. 23.
사람과 기계,고독,연결- 영화 '허(Her)’리뷰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허(Her, 2013)’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사랑이라는 설정을 통해, 관계, 고독, 감정의 진정성을 탐구하는 깊은 철학적 영화다. 주인공 테오도르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감성을 가진 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며, 관객은 그들의 대화를 통해 감정의 정의를 다시 묻게 된다.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인간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서정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SF와 로맨스를 넘나들며 고독한 현대인의 마음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 말 없는 외로움과 말뿐인 친밀감 사이에서, 우리는 과연 진짜 감정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허’는 이 근본적인 질문을 조용하고도 아름답게 던진다. 사람과 기계 사이, 감정은 어떻게 자라나는가'허(Her)'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 2025. 7. 23.
진실의 추적/영웅 없는 혁명, 영화‘1987’ 장준환 감독의 영화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시작으로 전개되는 1987년 6월 항쟁의 격동기를 조명한 작품으로, 한국 현대사의 결정적인 변곡점을 스크린 위에 힘 있게 그려낸다. 이 영화는 특정 영웅이나 단일한 시선을 좇지 않고, 이름 없는 시민들과 기자, 검사, 교도관, 대학생 등 각자의 위치에서 진실을 향한 싸움을 이어간 사람들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체제의 폭력성과 억압을 드러내는 동시에, 변화는 한 명의 거인이 아니라 수많은 평범한 이들의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감동적으로 전달하며, 관객에게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라면 그 시대에 무엇을 했을 것인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 그 말로 시작된 진실의 추적1987년 1월, 서울대 학생 박종철이 .. 2025. 7. 22.
(남자의 약속,역사,유산)영화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2014)’은 한국 현대사를 살아낸 한 남자의 일대기를 통해,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시대적 아픔과 가족 중심의 희생적 가치를 담아낸 감성 드라마다. 흥남철수, 독일 파독 광부, 베트남전 파병, IMF 경제위기 등 굵직한 사건 속에서 주인공 덕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내려놓는다. 영화는 ‘아버지’라는 이름 아래 감춰졌던 세대의 눈물과 무게를 현실감 있게 풀어내며, 관객의 공감과 눈물을 자아낸다. 단순한 회고를 넘어, ‘기억’과 ‘책임’, ‘사랑’이 무엇인지 되묻는 이 작품은 한국형 멜로드라마의 완성형으로, 부모 세대에 대한 존경과 후대의 성찰을 함께 불러일으킨다. 흥남에서 시작된 한 남자의 약속, 그리고 평생의 무게‘국제시장’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 2025. 7. 22.
현실,삶의가치,세상을 보라.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벤 스틸러 감독 겸 주연의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The Secret Life of Walter Mitty)’는 판타지적 상상력과 현실적 감정선이 절묘하게 결합된 감성 어드벤처 영화다. 단조로운 일상에 갇혀 상상 속 세계에서만 모험하던 주인공이, 삶의 진정한 의미와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극적인 반전이나 거대한 서사는 없지만, 영화는 조용한 울림으로 관객의 마음을 흔들며, ‘지금 이 순간을 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아이슬란드, 히말라야 등 실제 촬영된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며 시각적 감동까지 더한다. 이 영화는 인생에 필요한 단 하나의 용기를 조용히 권유하는, 따뜻한 응원의 편지다.상상 속 모험가, 현실의 서랍 속에 갇힌 남자‘월터의.. 2025.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