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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그날의 총성, ‘남산의 부장들’이 말하는 권력과 배신 우민호 감독의 영화 ‘남산의 부장들(2020)’은 1979년 10·26 사건, 즉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저격한 충격적인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정치 스릴러이다. 김충식의 동명 논픽션을 원작으로 하여, 박정희 정권의 마지막 40일을 고도의 긴장감 속에 풀어낸 이 영화는, 권력 내부의 밀실 정치와 인물 간의 심리전을 세밀하게 포착한다. 실존 인물들을 모티브로 하면서도 실제와 허구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그날의 선택’이 갖는 무게를 끊임없이 곱씹게 만든다. 영화는 단지 역사적 재현을 넘어서, 권력이라는 무형의 유혹과 그것이 낳는 파국을 날카롭게 그려낸다. 권력의 중심, 남산을 오르내리는 사람들‘남산의 부장들’은 1970년대 말, 독재 정권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중앙정보부(중정부)를 .. 2025. 7. 24.
고향으로,음식,작은숲-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전하는 위로의 맛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2018)’는 일상의 무게에 지쳐 도시를 떠난 주인공이 고향으로 돌아와 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며 마음을 회복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일본 만화 원작을 토대로 한국적 정서를 섬세하게 담아낸 이 영화는, 거창한 사건이나 갈등 없이도 충분히 따뜻하고 풍성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음식, 계절, 자연,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진짜 삶이 무엇인지 조용히 묻는 이 작품은,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작은 숲'을 떠올리게 하며, 치유와 자립, 그리고 삶의 속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도시의 피로를 안고, 고향으로 돌아온 어느 날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주인공 혜원(김태리)이 서울에서의 고단한 삶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시험, 취업, 인간관계에 치.. 2025. 7. 24.
순간/확신의붕괴/관객의몫-‘살인의추억’ 봉준호감독의2003년작‘살인의추억’은화성연쇄살인사건이라는실제미제사건을모티프로,80년대한국사회가안고있던폭력과무력,그리고억압된개인의얼굴을정밀하게그려낸경찰스릴러다.영화는웅덩이처럼침묵하는논두렁과끊임없이내리는비를배경으로,진실을찾겠다는의지와무능력의늪사이를허우적대는두형사의분투를그린다.그러나범인의정체보다더중요한것은시간이흐를수록점점증폭되는‘확신의결여’와‘공포의일상화’다.불확실성속에서무너지는수사과정,폭력에의존하는국가장치,그리고시스템의균열을직시하는냉혹한시선은한국장르영화의새로운지평을열었으며,관객에게“우리는과연무엇을믿고살아가는가”라는본질적질문을던진다.결국‘살인의추억’은단순추리극을넘어사회의그늘과개인의한계를동시에사냥하는진한휴머니즘스릴러로기억된다. 비가내리던밤,첫시체와마주한순간1986년경기도농촌,끝없이이어지는논두렁사이에비에젖은여인시.. 2025. 7. 24.
웃음 뒤에 숨은 직업의 민낯, 영화 ‘극한직업’의 통쾌한 반전 이병헌 감독의 2019년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은 마약반 형사들이 잠복 수사를 위해 치킨집을 열었다가 뜻밖에 대박을 치게 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익숙한 수사극의 틀을 가져오되, 전개 방식과 캐릭터의 배치에서 차별화된 유머를 구현해내며 관객에게 꾸준한 웃음을 안긴다. 단순한 코미디 영화로 보일 수 있지만, ‘극한직업’은 일터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헤매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애환과, 누구나 겪는 자존감의 회복이라는 주제를 은근히 담아낸다. 개봉 당시 16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올랐던 이 영화는, 장르의 전형성을 유쾌하게 비틀며 한국식 코미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치킨 튀기는 형사들, 웃음 속에서 시작되는 이야기‘극한직업’은 첫 장면부터 ‘밑바닥 형.. 2025. 7. 23.
[아서 플렉/조커/비정상] 영화<조커>리뷰 광기와 사회의 경계, ‘조커’가 들이민 불편한 거울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Joker, 2019)’는 DC 코믹스의 악당 조커라는 캐릭터를 원점에서 해석한 영화로, 기존 히어로물의 문법을 철저히 탈피한 심리 드라마다.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주인공 아서 플렉은 점점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결국 광기의 아이콘 ‘조커’로 변모해간다. 이 영화는 단지 범죄자의 탄생기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병든 사회 속에서 인간성의 파괴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냉정하게 보여준다. 조커는 악당이기 이전에, 시대가 만든 비극적 산물이다. 영화는 사회적 책임, 정신 건강, 계층 갈등 등 다양한 담론을 제기하며, 관객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무엇이 진짜 ‘광기’인가? 우리는 과연 정상인가?웃고 있지만 울고 있는 남자, 아서 플렉.. 2025. 7. 23.
사람과 기계,고독,연결- 영화 '허(Her)’리뷰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허(Her, 2013)’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사랑이라는 설정을 통해, 관계, 고독, 감정의 진정성을 탐구하는 깊은 철학적 영화다. 주인공 테오도르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감성을 가진 운영체제 ‘사만다’와 사랑에 빠지며, 관객은 그들의 대화를 통해 감정의 정의를 다시 묻게 된다. 테크놀로지의 발달이 인간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서정적으로 그려낸 이 작품은, SF와 로맨스를 넘나들며 고독한 현대인의 마음을 섬세하게 어루만진다. 말 없는 외로움과 말뿐인 친밀감 사이에서, 우리는 과연 진짜 감정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허’는 이 근본적인 질문을 조용하고도 아름답게 던진다. 사람과 기계 사이, 감정은 어떻게 자라나는가'허(Her)'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 2025.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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